<나스닥에는 구글이라는 종목이 왜 없을까?>
처음 구글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라는 이름의 주식이 없고 구글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알파벳’이라는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꽤 많은 투자자들은 알파벳이 기업명이고 구글은 서비스의 이름으로 알고 계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구글이라는 법인도 존재하고 알파벳이라는 법인도 존재합니다. 알파벳이라는 기업은 구글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기업입니다. 알파벳은 구글, 구글X, 구글캐피탈, 구글벤처스, 네스트(Nest), 칼리코, 파이버 등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는 일종의 지주회사입니다. 구글 같은 알짜 기업들을 A부터 Z까지 꽉 채워넣겠다는 의지로 ‘알파벳’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지었다고 합니다. 알파벳의 핵심 자회사인 구글은 안드로이드, 유튜브, 검색엔진 구글 같은 주옥같은 비즈니스 부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그 모회사인 LG화학도 상장돼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약 87조원인데, 그 기업의 주식을 약 82% 보유한 LG화학의 시가총액은 겨우 약 26조원에 불과합니다.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가치만 따져도 71조원이 넘는데 말이죠.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모회사가 상장돼 있다면 자회사는 주식시장 상장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즉 알파벳이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한 구글은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주식 투자자는 구글이라는 자회사에는 직접 투자할 수 없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알파벳 주식이 한가지가 아닙니다.
알파벳 Class A, 알파벳 Class B, 알파벳 Class C 등 세가지 종류의 주식이 존재합니다. 우선 알파벳 Class A주식은 ‘GOOGL’이라는 티커를 쓰는 보통주라고 보면 됩니다. 보통 구글주식이라고 하면 이 알파벳 Class A주식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파벳 기업의 주주총회에서는 주식 수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알파벳이 거둔 이익에 대해 배당을 받을 권리도 부여된 일반적인 보통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파벳 Class B는 보통주인 알파벳 Class A주와 달리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알파벳 창립자들인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 등이 보유한 주식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창립자들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적은 보유주식으로도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한 주식 종류입니다. 일종의 차등 의결권주, 복수 의결권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파벳 Class C는 ‘GOOG’라는 티커를 씁니다. 가장 큰 특징은 주주의 의결권을 박탈했다는 점입니다. 이 주식을 보유하더라도 주주총회에서 의사표시를 할 권한이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우선주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훨씬 낮은 주가에 거래되는 것과 달리, 알파벳 Class C의 주가는 알파벳 Class A 주가와 거의 유사합니다. 왜냐하면 알파벳 기업에서 자사주매입 등을 통해 두 종류의 주가를 비슷하게 유지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4월25일 종가 기준으로 알파벳 Class A주식의 시가총액은 약 1조524억 달러(약 1450조원)이며 알파벳 Class C주식의 시가총액은 약 8900억 달러(약 1225조원)로 20%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한국 주식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챙겨보아야 하는 체크포인트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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